내가 살던 아파트 앞동산 (왼편)-손자를 유모차에 태우고 자주 산책하고 동산 공원. 길고양이들에게 물과 먹이를 주곤 하던 곳
둔촌 주공 아파트. 6,000세대가 살았다. 80년부터 거주, 해외 생활 5년을 제하면 32년을 이 아파트 단지에서 미련하게 살았다. 남들은 다 떠났건만. 재건축 이야기가 나올 때 팔고 튀어야 정석이었다. 아이들 학교 ,교회,수영장등 핑계를 대며 주저 앉아 있었다. 거의 10년이 훌쩍 지나 드디어 재건축 이주가 시작되어 지난 7월부터 이주를 개시하여 70프로가 넘는 4,000여세대가 떠났다. 나이들어가며 이사한다는 것이 두려워질 때 우리는 지난 9월 드디어 이사를 했다. 딸이 사는 고덕 가까이 전세 하나를 힘들게 구했다. 손자 도와주러 안사람이 가야해서다. 평상시 부부가 잘버리고 살았건만 막상 떠나며 짐들을 더 버렸다. 둔촌 아파트 단지에 5호선 역이 있고 9호선 정류장이 완공 전이다 . 12,000세대의 새 아파트. 4조원이 넘는 공사다. 75세가 넘은 많은 분들은 재건축 이주가 결정되자 팔고 새아파트로 이사를 했다. 5년뒤 다시 돌아 올 수 있을런지몰라 결심을 하는 거겠지. 혹 돌아 온다해도 새아파트에서 80세에 무슨 영광을 보리요. 나이가 어물정한 나로서는 반드시, 건강히 살아 돌아와야 한다. 이사후 한달 반만에 들린 아내는 눈물이 날 것 같다 한다. 영원히 볼 수 없는 풍경이며 앞으로 대한 민국에 이렇게 미련하게 나무를 많이 심는 아파트는 없으리라. 하나 위로 되는 건 앞 동산과 다른 동 앞의 동산 공원이 공원으로 살아 남는다는 것이다.
새로 이사한 부근, 고덕천의 가을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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